“많은 무대에서 다뤄지는 대중적인 작품이죠. 그만큼 연주자 입장에서는 까다로운 면도 있어요.”

오는 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22 토요콘서트(4월)」가 열립니다. 이날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는 지휘자 여자경이 이끄는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을 연주할 예정입니다.

이 작품은 세계 5대 바이올린 협주곡을 꼽으면 자주 거론되곤 합니다. 그만큼 악기가 지닌 매력을 잘 드러낸 작품입니다.

이 곡은 1866년 독일 코블렌츠에서 첫 연주가 이뤄진 후에 당대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인 요하임에 조언에 따라 수정을 거칩니다. 프레이징, 보잉, 핑거링 등 바이올린 어법에 맞게 개정해서 2년 뒤에 브레멘에서 다시 공식적으로 선보입니다.

브루흐는 첫 바이올린 협주곡을 전통에 따라 3악장으로 구성했습니다. 그렇지만 관습을 따르지 않고 나름대로 자유로움을 추구했습니다. 도입부터 바이올린 독주가 등장하는 것을 비롯해 작품 곳곳에서 혁신적인 요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Vorspiel(전주곡)’이라 붙은 1악장은 마치 악보에 가지런히 잠들어 있던 음표들이 바이올린을 타고 깨어나듯이 시작합니다. 김다미는 이 부분에서 “바이올린 음색에 신경을 쓴다”라고 밝힌 만큼 시작부터 분위기 연출에 무게가 실립니다. 이어 두 주제가 전개되고 발전하면서 구조적 아름다움과 함께 서정적인 선율이 흐릅니다.

황홀한 분위기가 고조되는 2악장을 지나 헝가리 무곡 풍의 3악장에 이르면 다양한 바이올린 기교를 구사해야 합니다. 김다미는 “작품 전반적으로 기술적인 부분이 무너지지 않게 주의한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지난 2019년 김다미는 경기 필하모닉과 이 곡을 협연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울림이 거의 없는 다목적 홀에서도 템포를 빠르게 설정해서 곡을 소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날 연주를 감상하며 ‘프로는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결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깊이 실감했습니다.

이번 무대 역시 김다미에겐 쉽지 않은 조건이 붙습니다. 바로 스테판 폰 베어가 만든 현대 악기로 무대에 오를 예정입니다. 그는 “제작한지 반년 정도 된 악기로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라며 “예술의전당에서 프로젝션이 잘 이뤄질지 궁금하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