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더 스트링스(thestrings.kr)에 실림

 

Q. 란돌피(C.F. Landolfi, 1970)의 음향적 특색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소리의 중심이 잘 잡힌 악기라서 연주할 때 굉장히 편해요. 제가 무엇을 해도 다 받아주는 악기는 흔치 않거든요. 어디 하나 모난 곳 없어요. 지금까지 써왔던 바이올린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들어요.

Q. 어떤 바이올린 현을 쓰고 있나요? 섞어서 쓰신다면 그 이유를 함께 말씀해주세요.

E 현을 제외하고 모두 토마스틱의 피터 인펠트 제품을 써요. E 현은 피라스트로의 골드를 쓰고 있어요. 이 제품은 밝고 화려한 소리가 매력적이에요.

Q. 솔리스트 활동과 오케스트라 악장을 겸하고 계십니다. 두 역할에 따라 연주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솔리스트로서 무대에 오를 때는 제가 리드하는 경우가 많아요. 반면 오케스트라 악장은 지휘자의 리드를 따라서 연주해야 하죠. 무대 위에서 솔로보다 악장일 때 신경을 쓰는 부분이 더 많아요.

또한, 같은 악상이라도 차이가 있어요. 예를 들어 피아노(p)를 표현할 때 오케스트라는 단원 전체가 모아서 소리를 내지만, 독주자가 그렇게 표현하려면 과장을 많이 해야 하죠.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 ⓒ Nikolaj Jund

Q. 오케스트라 악장을 경험한 후에 솔리스트로서 협주곡을 준비할 때 달라진 점이 있나요?

일단 오케스트라 리허설 분위기에 익숙하죠. 적응이 빠른 만큼 리허설 시간도 단축될 때가 많아요.

사실 협주곡을 혼자 연습하다가 실제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추면 많은 차이가 나요. 그동안 상상해왔던 소리나 느낌과는 괴리가 생기곤 하죠. 아무래도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면 솔로만 활동할 때보다 반응이 빠르겠죠. 또한, 각 악기의 특성을 알기 때문에 리허설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원인을 빠르게 찾고, 더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어요.

Q.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면 다양한 악기 소리에 귀가 열리면서 음악적 시야가 늘어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에 솔리스트 기질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러한 시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오케스트라에서만 연주하던 사람과 솔리스트로서만 연주하는 사람에게 협주곡 협연을 시키면 아무래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겠죠.

물론 역할에 따라 필요한 귀 감각이 다른 건 맞아요. 그렇지만 자기 관리를 하는 차원의 문제이지, 다른 영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건 아닌 것 같아요.

Q. 솔로일 때와 비교해서 오케스트라 악장으로 새로운 레퍼토리를 늘리는 과정은 어떻게 다른가요?

특히 제가 속한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오페라 레퍼토리를 많이 다뤄요. 오페라는 작품에 따라 작품 길이가 6시간을 넘을 때도 있죠. 오케스트라 연주뿐만 아니라 성악가의 노래와 작품 배경까지 공부해야 하죠. 정말로 소화할 거리가 많아서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인천시립교향악단 / 예술의전당 제공

Q. 오는 <예술의전당 교향악 축제>에 참가하는 소감을 짤막하게 말씀해주세요.

올해 30주년을 맞는 교향악축제에 참가할 수 있어서 영광이에요. 이번 무대가 저에겐 첫 교향악축제 데뷔에요. 객석에 좋은 연주를 전해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많은 관심을 부탁드려요.

Q. 이번에 코른골드 바이올린 협주곡은 이미 음반으로 발표하셨습니다. 레코딩 작업을 할 때와 실제 연주회를 비교해서 말씀해주세요.

음반 녹음을 하면서 실황 연주의 짜릿함을 전달하는 부분이 가장 어려워요. 아무래도 관객들 사이에서 단번에 연주하는 무대와 마이크 앞에서 녹음하는 작업은 차이가 있겠죠.

반면 녹음은 여러 번 기회가 주어질뿐더러 엔지니어가 바이올린 소리와 오케스트라와의 균형을 잘 맞출 수 있어요. 그래서 실황에서 표현하기 힘든 정말 미세한 부분까지 음반에 담을 수 있어요.

Q. 코른골드는 영화음악에 진출한 작곡가라서 작품에서 사운드트랙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번에 연주할 코른골드 바이올린 협주곡의 특징에 대해 짤막하게 설명을 해주세요.

코른골드가 할리우드에서 영화음악을 작곡한 경력을 이유로 그의 작품이 그저 대중에게 듣기 좋은 배경음악으로 깎아내리는 시각도 있어요. 그렇지만 코른골드의 작품은 영화음악이라 치부하기에는 정말로 많은 음악적 요소를 담고 있거든요.

특히 바이올린 협주곡은 악기의 성향을 잘 살린 작품이에요. 특히 느린 악장에서 연주자의 상상력을 아주 많이 요구해요.

Q. 이번 공연 이후에 주요한 활동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가장 기대하는 공연은 제 베를린 데뷔에요. 다니엘 바렌보임과 함께 6월 16일 오픈에어 콘서트에서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할 예정이에요.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