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더 스트링스(thestrings.kr)에 실림

 

Q. 현재 1717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사세르노’로 연주한다고 알려졌습니다. 앞서 다뤘던 바이올린과 비교해서 음향적 특색은 어떻습니까?

지난 4년 동안 콩쿠르 부상으로 1709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허긴스’를 대여받았죠. 이 악기는 허리(C-bout) 부분이 더 잘록하고 울림통 자체도 볼록해요. 이를테면 힘 있고 반짝거리는 듯한 소리가 났어요. 또한, 프로젝션이 명확하고 활에 대한 반응 역시 빨랐죠.

반면 올해부터 1717년산 ‘사세르노’와 함께 무대에 올라요. 이 악기는 ‘허긴스’와 비교해서 더 납작하고 굴곡이 덜한 편이에요. 아무래도 악기 구조상 볼륨을 비롯한 여러 걱정이 뒤따르기도 했지만, 직접 연주하면서 악기 외형에서 오는 선입견은 사라졌어요. 바이올린에서 시간의 힘으로 잘 숙성된 소리가 아름답게 울려 퍼졌거든요.

Q. 최근에 쓴 두 악기가 모두 스트라디바리우스입니다. 현재 악기로 적응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나요?

현재 연주하는 ‘사세르노’가 깊고 따뜻한 울림을 지녔어요. 반면 ‘허긴스’만큼 날카롭고 힘 있는 소리는 덜 나오죠. 다행히 제가 젊어서 보잉으로 사세르노의 아쉬운 점을 메꿀 수 있어요. 결과적으로 악기를 바꾸면서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더 넓어진 셈이죠.

사실 과다니니에서 스트라디바리우스로 바꿨을 때는 꽤 고생했어요. 악기에 맞춰 현을 실험적으로 바꿔보기도 하고, 심지어는 송진과 악기의 궁합까지 고려해야 했죠. 그렇지만 이번에는 같은 스트라드 계열에서 바뀐 것이라 연주할 때 크게 이질적인 부분은 없어요.

Q. 바이올린 현은 어떤 제품을 쓰고 있습니까?

풀 사이즈 바이올린을 든 이후로 한동안 에바 피라찌만 썼어요. 당시에 한국에서 선호도가 높은 제품이었거든요. 과다니니를 쓸 때까지도 에바 피라찌에 만족했어요. 그렇지만 악기가 바뀌면서 현에 대한 고민이 생겼어요. 제 관점에서 스트라드와 에바 피라찌 제품의 궁합이 좋지 않았거든요.

많은 제품을 거쳐 피터 인펠트 파이를 택했죠. 특정 소리를 부각하지 않은 채 악기 고유의 색깔을 그대로 유지해주거든요. 개인적으로 직접 활을 켜면서 원하는 소리를 잡아가는 편이 좋아요. 여기에 균형을 잡기 위해서 E 현만 따로 에바 파라찌 골드를 끼워요.

Q. 연주용 활은 어떻게 구성해서 쓰세요?

최근에 ‘라플레어(Joseph René Lafleur)’ 활을 마련했어요. 이 활은 무게 중심이 잘 잡혀서 같은 소리를 내도 힘이 덜 들어가요. 연주용 활을 2~3개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거의 한 활로만 연주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모차르트의 음악은 가볍고 빠른 보잉으로 표현해요, 반면 차이코프스키나 브람스의 작품은 주로 활을 현에 밀착시켜 느리면서도 단단한 소리를 내죠. 이렇게 같은 활을 쓰더라도 다양한 표현이 가능해요.

바이올린은 활에서 모든 음악이 나오고, 프레이즈가 완성된다고 믿어요.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 Kyutai Shim

Q. 객석에서 감상했을 때 소리를 크게 내는 편입니다. 프로젝션에 신경을 쓰는 편인가요?

공연장에서 잘 들린다니 다행이네요. (웃음)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전달력은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볼륨이나 프로젝션 자체에 중점을 두고 소리를 내진 않아요. 물론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때 소리가 묻히지 않고 잘 흘러나오면 좋죠. 그렇지만 활로 현을 강하게 누르거나 억지로 긁는다고 좋은 소리가 나는 건 아니잖아요. 제대로 낸 큰 소리가 더 잘 들려요.

Q.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서 어떻게 접근하나요?

제가 추구하는 방식은 정확한 음정과 올바른 공명이에요. 활과 현이 닿는 면적, 활의 진행 속도와 방향, 올바른 손가락 위치 등 바른 자세로 낸 소리가 공간의 울림과 잘 맞아떨어져야죠. 그래야 소리가 잘 뻗으면서도 아름답게 퍼질 수 있어요.

Q. 편성에 따라 연주법을 바꾸는 편인가요? 아니면 그대로 유지하나요?

편성에 따라서 특별히 연주법을 바꾸지는 않아요. 그저 편성에 따른 균형을 맞추면서 제 연주를 그대로 밀고 나가요. 제가 내는 소리가 다른 악기와 잘 어우러지도록 바이올린을 켜는 거죠.

Q. 독일에 유학 간 후에 연주하는 방식에 변화가 생겼나요?

제 연주가 근본적으로 뒤바뀌진 않았어요. 오히려 한국에서 잘 교육받은 덕분에 독일 현지에서도 연주법에 대해선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다만 바흐의 음악을 다룰 때는 바로크풍을 더 살려서 연주해야 하듯이 각 음악에 맞는 표현법을 배워가고 있죠. 올바른 소리를 내기 위한 자세는 그대로 유지한 채로 다양한 스타일을 가미하고 있어요.

Q. 어떤 레퍼토리를 선호하세요?

러시아 레퍼토리에 꽂혀 지낸 적이 많죠. 스트라빈스키, 프로코피예프 등 러시아 작품으로 한 시간 반을 꽉 채워 연주한 적도 많아요. 러시아 음악의 무게감과 고집스러운 면에 자꾸만 끌렸거든요.

요즘은 베토벤, 브람스, 모차르트 음악에 빠져 지내요. 특히 모차르트의 작품은 듣기엔 편하지만, 연주를 할 수록 새롭게 다가와요

Q. 독일 현지에서 언어를 비롯해 음악적으로 더 와닿는 면은 있나요?

아직 독일어는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만 구사해요. 앞으로 언어 공부를 더 늘리면서 음악의 연결고리에 대해서도 탐구할 생각이에요.

독일에 와서 공간이 자아내는 분위기에 많은 영감을 받았어요. 한국과 다른 에너지랄까요. 현지 풍경과 독일 사람들에게서 다가오는 무언가가 있기는 있어요. 이렇게 피부로 와닿는 느낌에서 음악적인 아이디어를 얻곤 하죠.

Q. 곡을 연주할 때 감정 이입을 하는 편인가요? 그렇다면 상반된 감정의 곡을 다룰 때 분위기 전환을 빨리 하나요?

일상생활에서도 무드를 중요하게 여겨요. 그래서 심경이 복잡할 때는 어두운 음악과 거리를 두려고 하죠. 그렇지만 연주자는 감정적으로 힘든 시기에도 그런 음악을 다뤄야 할 때가 있잖아요. 다행인 건 저 자신이 감정 기복이 심하지는 않아요. 무대에서 곡의 분위기를 따라서 감정 이입을 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 객관적인 자세는 유지할 수 있거든요.

또한, 연주 활동을 하면서 음악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법을 익혔어요. 예전에는 어떤 곡의 분위기에 맞게 마음의 준비를 했다면, 이제는 그런 과정을 건너뛰고 곡과 바로 대화를 나눌 때가 많아요.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 Kyutai Shim

Q. 오케스트라 악장을 하면서 솔로 활동을 병행하는 연주자가 늘고 있습니다. 오케스트라 활동에 관심은 있나요?

저 스스로 오케스트라 연주에는 자질이 없다고 여겨요. 학교 다닐 적에 오케스트라 수업에서 “소리가 튄다”라는 지적을 받곤 했거든요. 기질적으로 솔로 연주가 더 편했어요.

같은 작곡가를 다뤄도 오케스트라의 접근법은 다른 것 같아요. 뭐랄까요. 오케스트라는 쉽게 넘볼 수 없는, 다른 세계처럼 느껴져요. 물론 제가 정식으로 오케스트라 경험을 해본 건 아니라서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요.

Q. 콩쿠르 이후에 실내악 비중을 늘렸습니다. 의도한 건가요?

실내악을 하면서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과정이 좋아요. 제가 오케스트라를 하진 않더라도 실내악을 통해서 앙상블을 경험할 수 있잖아요. 특히 독일에서 실내악 기회가 많이 주어져요. 될 수 있는 한 많은 실내악 무대를 경험하려고 해요.

Q. 이번 달에 <임지영, 매슈 리프먼(바이올린-비올라) 듀오 리사이틀>이 열립니다. 직접 공연을 기획한 건가요?

금호문화재단과 회의할 때 제가 바이올린-비올라 듀오를 제안했어요. 우선 바이올린-비올라 듀오로 열리는 공연은 흔치 않잖아요. 또한, 이번 공연의 파트너인 비올리스트 매슈 리프먼과 함께 무대에 서고 싶었어요.

매슈 리프먼과는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에서 만났어요. 비올라를 마치 바이올린 다루듯이 연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우리는 음악관을 포함해서 서로 마음이 잘 맞는 친구예요. 늘 작은 공연이라도 해보자고 이야기가 오가곤 했어요. 이렇게 금호문화재단에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함께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되었죠.

Q. 어떤 기준으로 프로그램을 마련했나요?

우리는 각자의 매력을 잘 알고 있어요. 서로 잘 맞겠다 싶은 곡을 추천했죠. 다행히 의견이 많이 겹쳤기 때문에 길게 의논하지는 않았어요.

바이올린 비올라 레퍼토리가 많지 않은 점도 있죠. (웃음)

Q. 1부와 2부 모두 모차르트 작품으로 시작해서 근현대 작품이 나옵니다. 특별히 의도한 건가요?

처음에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레퍼토리를 추리고 있었어요. 모차르트의 작품을 보자마자 첫 곡으로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원래 제 리사이틀에서 오프닝으로 모차르트 작품을 자주 다뤘거든요.

이번 공연은 1부와 2부 모두 모차르트의 곡으로 시작하죠. 분위기상 작은 공연이 두 번 열린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Q. 프로그램 흐름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주세요.

1부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듀오 제1번’과 함께 시작해요. 곡의 서정적인 느낌이 빌라로부스 작품까지 이어지죠.

반면 2부를 여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듀오 제2번’은 마치 바이올린 소나타와 같은 매력이 있어요. 다음 곡인 마르티누의 작품은 비올라와 바이올린이 불꽃 튀듯 대등하게 연주해요. 마지막에 파사칼리아를 다루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킬 예정이에요.

Q. 이번 공연에서 여러 지역의 작곡가를 다룹니다. 지역 배분을 의도한 건가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작품을 선별했어요. 다음 과정에서 저와 파트너의 정체성까지 고려한 프로그램으로 추린 거죠.

우리는 한국과 미국이라는 다른 배경을 지닌 채 독일 학교에서 만났어요. 왠지 모르게 만남에서부터 코스모폴리탄 분위기가 흐르죠. 이런 코드를 잘 살려서 다양한 지역의 음악을 다루게 되었어요.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앙코르에서도 여행하듯 여러 지역의 음악을 다룰 거예요.

Q. 적극적으로 덜 알려진 곡을 발굴하고 싶은가요?

지금 나를 관통하는 레퍼토리를 따라서 바이올린을 켰어요. 의도적으로 새로운 곡을 알리겠다거나, 특정 시대 곡만 파지는 않았죠. 이번 리사이틀에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 포함되어 있지만, 곡을 발굴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진행한 건 아니에요.

물론 연주자로서 관객에게 곡을 소개하는 일은 중요해요. 새로운 작품을 객석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큰 성취감을 느끼거든요. 시간이 더 흐른다면 저 역시 매개자의 역할을 맡을 때가 늘 거예요.

Q. 오는 리사이틀에서 할보르센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파사칼리아’는 비올라가 첼로 대신 연주합니다. 첼로와 비교해서 비올라와 연주할 때 편한 점은 있나요?

비올라의 음역이 바이올린과 비슷하잖아요. 첼로는 활을 짚는 것부터 다르지만, 바이올린과 비올라는 연주법까지 거의 같죠. 서로 음악적인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더 세밀한 접근이 가능해요.

오는 공연에서는 마치 두 대의 바이올린이 연주하는 듯한 분위기가 날 거예요. 멋진 무대를 기대해주세요.

Q. 실내악 파트너를 고르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실내악 파트너에 대한 기준은 없고, 언제나 듀오 무대를 기회라 여겨요. 다양한 파트너와 연주하면서 배우는 점이 많거든요. 특히 같은 곡이라도 상대에 따라 구축되는 과정이 다르고요.

물론 음악관도 비슷하고 마음이 잘 통하는 사람과 한 무대에서 서면 정말 즐거워요. 제가 무대에서 즉흥적인 요소를 발휘해도 다 받아주곤 하니까요. 눈빛만 봐도 신뢰가 간다고 해야 할까요. 마치 피겨스케이트 페어 경기를 하는 것처럼 두 사람이 한 몸처럼 연주하는 순간이 있어요.

Q. 한국에서 주로 새벽에 연습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독일에서도 늦은 시간에 연습하나요?

독일에서도 혼자서 하는 연습은 주로 새벽에 이뤄져요. 주간에는 단체 리허설을 비롯한 활동적인 상황이 많잖아요. 이러한 일과를 보낸 뒤에 집에서 개인 연습에 더 집중할 수 있어요. 제 성향이 야행성에 가깝기도 해요.

Q. 곡 해석할 때 악보에 집중하는 편인가요?

상황과 작품에 따라서 매번 달라요. 예를 들면 10살 때부터 몸에 익힌 곡은 더 세밀하게 공부해야 하죠. 어릴 때는 선생님의 가르침을 따라서 감각적으로 터득한 부분이 많거든요. 다시 작품을 공부하는 과정은 널브러진 퍼즐을 새로 맞춰가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

반면 새롭게 익힌 곡은 처음부터 뼈대를 바로잡아갈 수 있어요. 그래서 더 편하고 수월하게 진행되죠. 한음 한음 정확한 의미를 음미하면서 구축해나갈 수 있어요.

Q. 해석을 구축하는 과정은 오로지 혼자 하나요?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에서는 모든 걸 내가 스스로 결정해야 했어요. 이런 문화가 충격적이었죠. 한국에서는 완제품을 찍어내듯이 배움이 빠르게 진행되었거든요.

독일에서는 학생에게 다 설명을 안 해줘요. 학교에서도 궁금한 사항은 직접 물어볼 수밖에 없었죠. 다른 악기 연주자에게 의견을 구하면서 자연스럽게 음악적인 이해를 높일 수가 있었어요. 또한, 학교에 초빙된 거장에게 제 연주를 들려주고 피드백을 받아요. 이렇게 토론을 진행하면서 음악적 시야를 넓혀 나갔어요.

Q. 다음 앨범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습니다. 구체적인 녹음 계획은 있나요?

늘 앨범에 대해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요. 내가 어떤 레퍼토리를 남길 자신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녹음 작업을 시작하겠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다만 계속해서 듀오 무대에 오르면서 녹음을 함께할 파트너를 가늠하고 있긴 해요.

Q. 연주회와 앨범의 차이가 큰 편입니다. 환경에 따라 연주를 다르게 풀어가나요?

실제 무대와 비교해서 녹음 세션은 공간의 상태부터 달라요. 또한, 마이크가 너무 작은 소리까지 잘 담아내서 고생했죠. 무심결에 침을 삼킨 소리까지 크게 녹음되었으니까요.

엔지니어의 조언을 따라서 실제 연주회장처럼 임했어야 했어요. 첫 녹음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경직된 부분이 있기는 있어요. 다음엔 자연스럽게 시도를 해보려고요.

Q. 콩쿠르 우승 후에 많은 요청이 있었다고 알려졌지만, 연간 연주횟수가 많은 편은 아닙니다. 특별히 일정을 조정한 이유가 있나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해에 대학 졸업을 했어요. 주변에 더 적극적으로 연주 활동을 권유하신 분도 계시지만, 음악 공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어요. 평생을 연주해야 하는 직업인데 20대에 반짝할 순 없잖아요.

무대에서 바이올린을 켜는 일은 나 자신을 소진하는 일과도 같아요. 음악을 공유하고 하나라도 더 들려주기 위해선 내 안에 음악이 그만큼 채워져 있어야 하죠. 콩쿠르 우승 후에 많은 연주가 잡히면서 문득 이렇게 연주만 하다가는 메너리즘에 빠지겠단 걱정이 들기도 했어요.

Q. 다른 예술 장르에서 영감을 얻거나 삶의 재충전을 하나요?

미술관이나 영화관에서 여가를 보낼 때도 있지만, 그렇다고 예술적인 힘을 크게 얻지는 않아요. 그저 음악에 빠져서 기운을 차리거나 음악을 벗어나 소중한 사람을 찾죠.

가족이나 친구와 산책하는 시간만으로도 마음의 풍요를 누려요. 애견과 놀아주는 일도 마찬가지고요. 안정된 관계에서 삶을 재충전하곤 해요.

Q. 임지영의 무반주 전곡 무대를 보고 싶은 관객이 계십니다. 혹시 무반주 연주회를 계획하고 있나요?

늘 바이올리니스트는 누군가와 함께 무대에 오르잖아요. 어떻게 보면 무반주 연주회는 바이올리니스트에게 도전해야 할 관문이죠.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무반주 전곡 연주회도 고려는 하고 있어요.

일본에서 전곡은 아니지만, 무반주 연주회를 하긴 했어요. 일단 무대에 혼자 나가는 일 자체가 공포였죠. 그렇지만 낯섦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오로지 나의 소리로 무대를 장악할 때 짜릿한 쾌감을 느꼈어요. 언젠가 다시 느껴보고 싶어요.

Q. 이번 공연 이후에 주요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짤막하게 소개해주세요.

오는 6월 2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코레일심포니와 협연해요. 8월 1일에는 코리안 심포니와 함께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다룰 예정이에요. 또한, 미국에서 6월 28일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 7월 2일 당 타이손과 함께 듀오 무대에 올라요.

가을에는 독일에서 에센바흐 지휘로 프랑크푸르트 라디오 심포니와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