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더 스트링스(thestrings.kr)에 실림

 

Q. 클래식 음악을 어떻게 접했나요?

4살 때 부모님을 따라서 피렌체에 간 적이 있어요. 당시에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를 감상했거든요. 오페라 장면과 함께 흐르는 음악에 즉시 빠져버렸죠. 그렇지만 이미 3살 때부터 유아원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긴 했어요.

Q. 음악을 진로로 택한 건 언제부터죠?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라 할까요. 제게 음악을 다루는 일만큼 즐거움을 주는 건 없었거든요. 4살 때 바비 인형 앞에서 독주부터 협주곡까지 다 선보였어요. 때론 CD를 틀고 음악을 따라서 지휘도 해보고, 슈트라우스의 왈츠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죠.

Q. 당신에게 피아노는 무엇입니까?

피아노요? 나란 존재를 채워주는 그 무엇이죠.

Q. 콘서트 피아노의 삶은 어떻습니까? 음악가로서 추구하는 길이 있나요?

콘서트 피아니스트의 삶은 한마디로 열정에 인생을 바치는 거죠. 끝이 없는 여행이라 할 수 있어요. 세계를 오가며 다양한 사람들과 놀라운 경험을 하거든요. 무대에서는 뛰어난 연주자와 함께 음악을 나눌 수 있어요.

음악인으로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최대한 많은 관객에게 제 음악을 선보이고 싶어요.

파어나스트 바네사 베넬리 모젤 ⓒ Thierry Vasseur

Q. 피아니스트로서 추구하는 음색은 있나요?

순간순간 제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음색을 찾는 것이죠.

Q. 피아노에 잠재된 소리를 다 끌어낸 순간을 경험했나요?

네. 아주 드물지만, 연주회 중에서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어요.

Q. 음악적 아이디어를 어떻게 다루나요?

일상과 업무를 정확히 분리해요. 음악 외적인 상황에서는 특별히 음악적인 아이디어를 골몰하진 않아요.

구체적인 계획에 따라서 체계적으로 연습해요. 이 과정에서 자유롭고 열린 자세로 연주하는 거죠. 이렇게 해야 창조적인 해석이 나오거든요.

Q. 실내악과 독주에서 연주할 때 어떤 차이가 있나요?

독주와 실내악 연주가 다를 때가 있어요. 하지만 정말로 편한 실내악 파트너를 만나서 연주할 때면, 역설적으로 독주와 다름이 없어요.

Q. 일찍이 피아니스트로서 두각을 나타낸 편입니까. 젊은 연주자의 성장을 위해서 추천하는 교육 방식은 있나요?

모든 피아니스트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야죠. 한 가지 제안하자면, 현재 연주하는 곡에 대해서 폭넓게 연구해보세요. 곡에 대한 기술적인 분석과 함께 역사적인 배경을 이해하고, 지난 시대의 음원들을 들으면서 작품에 더 깊이 파고드는 거죠.

Q. 요즘은 하루에 피아노 연습을 얼마나 하나요? 또한, 연습하지 않을 때는 주로 무엇을 하며 지내나요?

피아노 연습을 하루에 7~8시간 정도 합니다.

피아노 연습이 없을 때는 시간을 다양하게 활용하죠. 오케스트라 총보를 보면서 지휘 연습을 하곤 해요. 때로는 여행을 떠나거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기도 하죠. 책을 읽을 때도 있고, 영화관이나 미술관을 다녀오기도 하고요.

Q. 오는 한국 공연의 프로그램은 어떤 기준으로 마련했나요?

제 음악 세계를 잘 드러낼 수 있는 레퍼토리로 구성했어요. 스크랴빈, 드뷔시, 라흐마니노프의 곡들로 묶는 걸 좋아해요. 특히 서거 100주년을 맞는 드뷔시의 작품을 큰 비중으로 다뤄요. 드뷔시의 음악 세계를 재조명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무엇입니까?

2년 전에 ‘스칼라 극장(La Scala)’에서 첫 공연을 했어요. 당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입장할 때부터 역사가 자아내는 특별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죠.

Q. 앞으로 활동 계획을 소개해주세요.

한국에서 돌아오자마자 피렌체에서 ‘알베르 2세(모나코 국왕)’ 앞에서 연주해요. 곧바로 스코틀랜드 데뷔무대가 있어요. 스코틀랜드 국립 오케스트라와 라벨 협주곡을 에딘버그와 글래스고에서 협연해요.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에서 독주회를 하고, 런던 필하모닉과 쇼팽 협주곡으로 로얄 페스티벌 홀 무대에 올라요. 라디오 프랑스와 축제 오프닝을 서는 것을 비롯해 여러 일정이 이어져요.

피아니스트 바네사 베넬리 모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