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더 스트링스(thestrings.kr)에 실림

 

Q. 무대에서 어떤 기타로 연주합니까? 악기 소개를 해주세요.

독일의 제작가 ‘미쉘 브록(Michel Brück)’이 만든 기타에요. 구조적인 특징은 앞판이 가문비나무 두 장을 겹친 ‘더블 탑’ 방식으로 만들어졌어요. 악기가 지닌 음향적 스펙트럼도 꽤 넓어요. 따뜻하고 부드러운 톤부터 화려하고 강한 소리까지 낼 수 있죠.

Q. 어떤 기타 줄을 주로 어떤 제품을 사용하나요?

‘다다리오(D’Addario)’의 EJ45 모델을 애용해요. 나일론 줄의 자연스러운 소리를 좋아하지만, 3번 줄만 ‘사바레즈(카본)’ 줄을 써요. 이 제품은 나일론이 아닌 카본이지만 인공적인 느낌이 덜할뿐더러 따뜻하면서도 유쾌한 소리를 내죠.

Q. 클래식 기타는 공연장에서 마이크를 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소리를 잘 내기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기타는 태생적으로 음량이 큰 악기가 아니에요. 무대에서 다이내믹을 최대한 활용해서 연주하려면 마이크로 기타 소리를 담아서 앰프로 증폭시켜줘야 해요. 이렇게 해야만 기타 줄을 튕길 때 작은 표현까지도 정확하게 관객들에게 전할 수 있어요.

무대 위에서 오랫동안 마이크-앰프를 써서 연주해왔죠. 많은 경험이 쌓인 덕분에 이제는 공연장에서 피아니시모에서 포르테까지 잘 전달할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겼어요. 말하자면 제 기타에 맞는 이상적인 음향 시스템을 찾을 수 있게 된 셈이죠.

Q. 독주와 비교해서 다른 편성으로 활동할 때는 어떤 점이 다른가요?

독주와 다른 편성을 비교하면 무엇보다 연주가 달라지죠. 독주는 기타 한 대가 낼 수 있는 소리에 국한된다면, 다른 이들과 어우러지면 더 많은 음악적 가능성이 열리거든요. 단순히 여러 악기의 소리가 중첩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의 구조와 표현에서도 훨씬 더 복잡해지니까요. 그만큼 더 창조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지점이 많아지죠.

Q. 독일에서 교육을 받으셨습니다. 이 시기를 겪으면서 음악적으로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

독일에서 보낸 시간은 정말 값진 경험이에요. 말하자면 독일은 기타리스트이자 음악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마련되어 있어요.

먼저 아름다운 소리란 무엇인지 많이 배웠어요. 기타의 역사를 비롯해 연주법부터 세부적인 지침까지 포괄적으로 익힐 수 있었죠. 독일은 음악교육이 잘 갖춰줘서 훌륭한 교육자 밑에서 좋은 동료와 함께 공부할 수 있죠. 또 페스티벌을 비롯한 다양한 음악 행사가 열리죠.

Q. 마스터클래스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학생들로부터 정말 다양한 질문이 쏟아집니다. 주로 연습에 관한 질문이 많아요. 특히 제가 얼마나 오래 연습하는지를 알고 싶어 하죠.

Q. 주로 연습을 어떻게 하십니까?

주어진 시간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내야하죠. 제가 학생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이 있어요. 연습 시간 그 자체를 늘리는 게 아니라, 얼만큼 정확하게 연습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하죠.

우선 어떻게 연습할지를 구상할 수 있어야 해요. 또 현재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 문제를 풀어갈 해법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해야 하죠. 이렇게 하면 기계적으로 연습하는 것보다 더 적은 시간으로도 큰 효과를 누릴 수 있어요.

Q. ‘타티아나 기타학교(Tatyana’s Guitar School)’에서 가장 중요하게 가르치는 것은 무엇인가요?

우리 기타 학교는 다양한 학생들과 함께해요. 아이부터 성인까지 연령대 폭도 넓고, 취미로 배우러 온 사람부터 오랫동안 연주한 숙련자까지 있어요. 물론 전문 연주가도 있고요.

레슨은 자신의 목표를 정해놓고 빨리 달성하는 것이 중요해요. 이렇게 음악의 이해도가 높아지고 그 음악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길로 나아가는 것이죠.

Q. 지난해 발표한 <Dreams of a Russian Summer>에는 윌리엄 러브레이디가 쓴 작품이 있습니다. 서로 음악적으로 잘 맞는 부분이 있나요?

윌리엄 러브레이디는 잘 아는 친구죠. 또 제가 그의 음악을 좋아해서 팬이기도 해요.

이번 앨범에 윌리엄 러브레이디가 써준 ‘Dreams of a Russian Summer’와 ‘Incantation No.2’는 조금 달라요. 무엇보다 ‘Dreams of a Russian Summer’는 제가 선호하는 타입의 곡이에요. 하지만 ‘Incantation No.2’는 제가 추구해온 프로그램에서는 좀 벗어난 작품이죠. 저는 음악적으로 방대한 스토리가 담긴 작품을 추구하는데, 이 곡은 이런 형식이 아니죠. 그렇지만 이 곡에는 끌리는 무언가가 있긴 해요.

Q. 3집은 라틴 음악이 담겨 있습니다. 해당 지역 음악에 관심이 많은 편인가요?

개인적으로 스페인과 남미음악을 참 좋아해요. 3집에서 뿐만 아니라 연주회에서 많이 다뤘죠. 라틴 문화와 기타가 음악적으로 색깔이 잘 맞기도 해요.

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에 비유할 수 있어요. 시대도 고전부터 낭만 너머까지 다 다룰 수 있죠. 요즘은 스페인과 라틴음악에 집중하고 있지만, 다음 레퍼토리는 고전적인 곡들이 될 예정이에요.

Q. 마지막으로 공연을 기다리는 한국 팬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에서 열리는 첫 리사이틀이라 설레고 있어요. 공연 후에 한국 팬들을 직접 만날 수 있겠죠?

4월 28일에 공연장에서 함께 교감할 수 있기를 희망해요.

클래식 기타리스트 타티아나 리즈코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