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더 스트링스(thestrings.kr)에 실림

 

Q. 레 벙 프랑세의 창단 배경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 폴 메이어 | 젊었을 적에 모리스 부르그, 하인츠 홀링거, 장-피에르 람팔 등 당대에 유명한 관악기 연주자와 교류했어요. 그 무렵에 프랑스에선 젊은 관악 세대도 떠오르고 있었죠. 이들과 실내악 축제 등을 통해서 음악적인 교류를 계속 늘려갔어요.

여러 경험을 통해 엠마누엘, 프랑수아, 질베르, 라도반의 음악적 수준이 높다는 것을 확신했죠. 우리는 실내악 팀으로서 정기적으로 활동하자고 의견을 모았어요. 지난 2002년 3월 일본에서 우리의 첫 공식 활동을 시작했어요.

Q. 팀명인 ‘레 벙 프랑세’는 말 그대로 프랑스 목관들입니다. 이 팀명을 쉽게 쓸 수 있었나요?

| 폴 메이어 | 파리에서 상표권과 회사등록을 하는 곳을 찾았어요. 큰 기대 없이 ‘레 벙 프랑세’란 팀명부터 문의했죠. 놀랍게도 아무도 쓰는 사람이 없더군요.

우리는 팀명을 정식으로 등록하고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렇지만 우리는 팀명이 생기기 전에도 자주 모여 연주했어요. 풀랑크 실내악 전집, 고음악 삼중주 등 앨범을 내기도 했으니까요.

Q. 음악적 아이디어를 합의하는 과정이 어떻게 됩니까?

| 엠마누엘 파후드 | 어렸을 적부터 가족과 이웃을 통해서 음악을 접했어요. 10대 후반에는 콘서트 스텝으로 참여했죠. 이렇게 음악에 관한 일을 하면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것이 음악가로 성장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요. 지금도 공연이 끝나면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공연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곤 해요.

| 에릭 르 사쥬 | 우리는 공연 전에 많은 시간을 연습해요. 또 이 과정에서 해석에 대해서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곤 하죠. 각자 자신의 파트에 충실할뿐더러, 다른 멤버의 연주에도 집중하죠. 말하자면 준비 과정에서 의견을 나누고 귀를 열고 연습하는 것이 중요해요.

| 폴 메이어 | 레 벙 프랑세에는 리더가 없어요. 우리 공연을 한 단어로 표현하라면 ‘존중’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모든 멤버가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함께 의논하죠. 우리는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이야기하는 것도 좋아해요.

Q. 현재 연주하시는 악기가 어떤 제품인지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 엠마누엘 파후드 | 제 플루트는 ‘브란넨쿠퍼 14K 골드(Brannen-Cooper 14K gold)’와 ‘다나 쉐르단 14K 골드 헤드 조인트(Dana Sheridan 14K gold)’를 조합해요. 둘 다 1989년산 제품이에요.

| 프랑수아 를뢰 | 항상 ‘마리고(Marigaux)’로 연주해요.

| 폴 메이어 | 주로 ‘부페 크람퐁 디바인(Buffet Crampon Divine)’으로 연주하지만, 특정 레퍼토리를 위해서는 ‘부페 크람퐁 트레디션(Buffet Crampon Tradition)’을 쓰기도 하죠.

| 라도반 블라트코비치 | ‘팍스맨 20(Paxman Model 20)’으로 무대에 오르죠.

| 질베르 오댕 | ‘부페 크람퐁 바순 프레스티지(Buffet Crampon Bassoon Prestige)’와 함께 연주해요.

Q. 레 벙 프랑세가 추구하는 음악적 색깔은 무엇입니까?

| 엠마누엘 파후드 | 우리는 작곡가의 의도와 창작 배경을 따라서 가능한 한 다양한 시도를 해요. 프랑스 명문학교의 전통이나, 시대와 스타일로 굳어진 것들의 색을 바꾸고 싶어요.

Q. 멤버 전원이 오케스트라 소속이자 다른 활동을 활발히 합니다. 레 벙 프랑세의 활동이 특별한 점이 있나요?

| 엠마누엘 파후드 | 베를린 필하모닉 외에 정규 팀으로 활동하는 건 레 벙 프랑세가 유일해요. 개인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보다 우리가 함께 모였을 때 더 뛰어난 음악이 나오곤 하죠. 레 벙 프랑세에서 활동하면서 솔로와 오케스트라에서는 느끼지 못한 새로운 영역을 발견할 수 있기도 해요.

| 폴 메이어 | 믿기 어려울 정도로 음악적으로 뛰어난 동료와 함께해서 정말 행복하죠. 이렇게 수준 높은 팀에서 연주하는 것은 여러 면에서 이점이 많아요.

우선 우리의 음악을 하나로 맞추기 위해서 강도 높게 연습하죠. 이 경험 덕분에 다른 편성에서도 도움을 받아요. 더불어 다양한 고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요. 물론 이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 자체를 즐기죠.

Q. 목관 5중주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 폴 메이어 | 엄밀히 말하면 레 벙 프랑세는 목관 퀸텟이 아니에요. 원래 이 팀은 레퍼토리에 따라 구성원을 유연하게 바꾸는 콘셉트로 기획했어요. 여러 피아노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주 피아노와 함께 투어를 진행하곤 해요.

| 프랑수아 를뢰 | 목관 퀸텟의 매력은 작은 편성 안에서 여러 악기를 조화시킨다는 점이죠. 이베르트, 미요, 단지, 리게티 등 우리의 레퍼토리를 풍부하게 만드는 구성을 지향하고 있어요.

Q. 이번 공연 프로그램 선택 기준은 어떻게 됩니까?

| 엠마누엘 파후드 | 다양한 음악적 체험을 통해 관객들과 교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번 서울 공연의 프로그램은 글링카, 투일레의 작품을 포함해서 로멘틱한 구성으로 마련했어요. 더불어 풀랑크 6중주는 목관과 피아노를 주제로 한 작품 중에서도 가장 신선한 음악일 거예요.

| 폴 메이어 | 제 생각에는 풀랑크의 6중주는 이미 저희 레 벙 프랑세의 국가와도 같아요. 각자의 파트를 즐기는 것과 동시에 서로 간의 음악적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거든요. 우리 팀의 주춧돌과 같은 음악이죠.

Q.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짤막하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 프랑수아 를뢰 | 새 앨범 <Concertante>를 녹음했어요. 모차르트, 드비엠, 플라이엘, 단지의 작품 가운데서도 독특한 협주곡을 선별해서 두 장의 시디로 만들었어요.

레 벙 프랑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