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더 스트링스(thestrings.kr)에 실림

 

Q. 여러 장르를 듣기 편한 재즈로 편곡하십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디어 조율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우리 가운데 누군가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마다 리허설을 함께 진행하면서 음악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죠. 대체로 듣기 좋은 방향으로 택해서 작업을 진행하곤 해요. 직관적이고도 본능적인 방식이죠. 이 과정에서 우리에게 잘 맞는 창조적인 작법도 찾아냈거든요.

Q. 멤버별로 주로 사용하는 악기를 소개해주세요.

프란스는 어쿠스틱 베이스를 가지고 있고, 로이의 드럼은 ‘카노푸스(Canopus)’ 제품이에요. 마크는 주로 스타인웨이와 뷔젠도르퍼 피아노로 연주해요. 작은 재즈 클럽에서는 야마하 그랜드 피아노가 잘 맞을 때도 있어요.

Q. 무대에서 합이 잘 맞는 비결이 있나요?

우리 팀이 연주하는 건 콘서바토리 재학시절에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하죠. 그렇지만 큰 무대 경험과 더불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많은 노하우가 쌓였어요. 이를테면 유명한 곡을 가지고 즉흥 연주를 하면서 그동안 잘 몰랐던 부분까지도 발견할 수 있거든요. 학교에서 배운 전문 지식과 무대에서 익힌 실용 지식의 결합인 셈이죠.

우리는 25년 가까이 함께 연주 생활을 했어요. 누구보다 서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요.

Q. 클래식과 재즈를 연주할 때 음악적인 차이가 있습니까?

꼭 그렇지는 않아요. 클래식, 재즈, 팝 모두 비슷한 화성을 쓰며 기본적으로 멜로디와 베이스로 구성된 점이 비슷하죠. 우리가 곡을 편곡할 때는 멜로디를 유지한 채 코드를 변경하거나 추가하는 식으로 진행해요. 여기에 우리만의 그루브로 멋진 리듬을 만들어 내곤 하죠.

Q. 스튜디오 레코딩과 라이브 공연의 차이점이 있나요?

우리는 녹음과 레코딩을 구분하지 않고 역동적으로 연주해요. 그래서 녹음 작업을 하는 동안에도 완벽해야겠다는 생각에 매몰되진 않아요. 그저 녹음 중에도 활기 넘치는 연주가 이어지도록 신경 쓰죠. 굳이 차이점이 있다면, 실제 공연은 다시 녹음할 수 없으니까, 아무래도 무대에서 창조적인 연주를 펼칠 때 리스크가 있겠죠.

Q. 젊은 재즈 연주자에게 연습에 관해서 하실 조언은 있나요?

클래식의 경우 혼자서 많은 시간을 연습해야 하지만, 재즈는 다른 사람과 함께 연습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해요. 왜냐하면, 재즈는 즉흥 연주를 만들어내는 예술인데, 혼자서는 연습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어요. 더불어 재즈 이론을 이해하고 이걸 바탕으로 즉흥적인 환경에서 연주를 펼칠 수 있어야 하죠. 여기서 실수가 나오더라도 두려워 마세요. 실수는 창조적인 불협화음을 만들어내는 요소가 되기도 하니까요.

Q. 지난 2016년에 담당 프로듀서인 마코토 키마타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요즘은 어디서 앨범 작업을 합니까?

여전히 일본의 ‘포니캐년(Pony Canyon) 레코드’에서 작업해요. 한국에서는 ‘오디오 가이(Audio Guy)’에서 녹음했어요. 멋진 시설이고 함께 작업한 사람들도 좋았죠.

Q. 데뷔 20년 만에 첫 번째 라이브 앨범인 <An Afternoon in Amsterdam>를 발표했습니다. 그 후에도 라이브 앨범 소식은 없습니다. 왜 라이브 앨범을 자주 발표하지 않나요?

우리는 라이브 앨범도 좋게 생각해요. 그렇지만 담당 프로듀서는 스튜디오에서 통제된 환경에서 작업하는 걸 더 선호하죠. 라이브보다 스튜디오에서 우리의 사운드를 만드는 것이 더 쉽다고 여기기 때문이에요.

Q. 간혹 비평가들에게 ‘이지 리스닝’이란 지적을 받습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에겐 그 말이 칭찬이나 다름없어요. 듣기 편하다고 잘못된 건 아니거든요.

오늘날 현대사회는 너무 많은 것을 강조하죠. 속도와 소음을 비롯한 극단적인 것들 사이에서 사람들은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요. 가벼운 기분으로 즐기는 예술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있거든요.

우리의 음악은 편안함을 전해주려고 해요. 듣는 이의 기분을 좋게 하고, 듣는 사람들끼리 공감대를 형성하고, 삶을 더 복잡하게 만들지도 않고, 그저 우리의 삶이 하나임을 느끼길 바라죠.

Q. 팀 활동을 하면서 인상 깊었던 순간은 언제입니까? 기억에 남는 한국 공연은 있나요?

인상 깊은 공연은 정말 많아요. 특히 한국에서는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 일이 기억에 남아요. 또 작년에 네덜란드 건축가 ‘위니 마스(Winny Maas)’가 설계한 서울로 개장식에 참석했어요. 서울은 우리가 공연한 도시 가운데서도 훌륭한 곳이에요.

Q. 다가오는 한국 공연에서 보컬 호란 씨가 참여하셨습니다. 평소에 교류가 있으셨나요?

우리는 곧 첫만남을 가질 예정이에요. 호란 씨와 만나서 작업하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Q. 이번 공연 프로그램에 앨범 <서촌>의 수록곡이 들어간다고 알려졌습니다. 다른 곡을 연주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한국에서는 최근 앨범인 <서촌>의 수록곡을 중심으로 공연할 예정이에요. 당일에 ‘Europe’나 ‘Big Blue Overture’을 연주하거나, 쇼팽이나 바흐의 클래식 곡을 우리 식으로 다룰 수 있어요.

Q. 앞으로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곧 유럽과 아시아에서 순회공연을 해요. 아시아 투어는 내년 가을에 계획하고 있어요.

올해 7월에는 한국과 일본에서 녹음 및 공연을 할 생각이에요.

Q. 마지막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사랑스러운 봄날을 즐기고 있으신가요? 우리는 곧 여러분들 만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아름다운 나라에서 관객들과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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